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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 포이리에 금까마귀가 죽상이 되어 앉아 있는 걸 보는 게 낙인 나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었기에

별 도움도 안 되고 귀찮고 따분한 스터디였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이날을 기다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스터디가 거의 끝날 무렵 인영이의 얼굴이 보이자 즐거움은 곧 불쾌감으로 바뀌었다.

왜?

다른 애들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나는 저 요란뻑적지근하게 하고 다니는 외시촌이 거슬린다.

외사촌이라면 나와 같은 피가 섞인 맥그리거 포이리에 종자인데 머리 나쁜 거 티내고 다니는 게 그렇게 자존심 상할 수 없는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내가 좀 짓궂게 굴었다고 오줌까지 싼 것을 생각하면 짜증이다.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을 생각해도 저 요란뻑적지근하게 머리를 튀긴 계집애와 내가 한 핏줄이라는 것은 인정하기 힘든 사실이었다.

까마귀와는 다르게, 존재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요주인물이다.

인영이를 향해 사납게 눈을 치뜨자 기훈이가 허둥지둥 말린다.

"잠깐만, 성하야. 인영인 내가 맥그리거 포이리에 오라고 한 거야. 좀 받을 게 있어서 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얼른 주고 꺼져!

누가 봐도 내 표정에 떠오른 뜻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썰렁해졌음을 말하나 마나. 하지만 그딴 것은 내 알 바 아니지.

멋대로 쟤를 부른 놈과 내가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얼굴을 비친 저년 탓이다.

그런데 강인영, 저게 대학 가더니 화장 두께만 두 배가 된 것이 아니라 뻔뻔스러움까지 두 배가 된 것 같다.

뭘 믿고 저렇게 까부는지, 넉살 좋게 웃더니 책갈피에서 종이 한 뭉치를 꺼내 기훈에게 준다.

"기훈아, 여기. 아휴, 다행이다. 네 덕분에 열 장 팔았다."

"그럼 이제 다 판 거야?"

"다 팔긴, 아직도 멀었다. 명색이 과대인데 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열 장만 팔 순 없잖아. 쉰 장 맡았어."

"애쓴다. 애써. 내가 산 것 말고 또 얼마나 판 거야?"

지금 분명 미팅이라고 했지?

나는 이를 갈며 인영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버벅거리는 금까마귀에게 자초 지종을 듣는 것보다는 인영이를 족치는 게 더 빨랐다.

그런데 금까마귀의 미팅 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나뿐이 아니었다.

기훈이, 희창이, 맥그리거 포이리에 상훈이 새끼까지. 물세례를 받은 중환이와 학준이 빼고 나보다 더 야단이다.

"에익? 사랑 씨 미팅해요? 그거 성하도 알고 있어요?"

"야, 백성하, 너 사랑 씨 표 안 사줬냐?"

"어휴,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표 파는 게 중요해도 성하랑 사귀면서 그러면 안 되죠."

"그럼요. 내가 걸쳐봐서 아는데, 양다리 그거 완전 순식간입니다."

"야, 이 새끼야. 그걸 지금 맥그리거 포이리에 자랑이라고 하냐? 아무렴 사랑 씨가 양다리 같은 걸 걸칠 사람으로 보여?"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때가 있다니까."

"시꺼. 새꺄. 사랑 씨, 중환이 하는 말 귀담아듣지 마세요. 귀 썩어요."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씹탱이들, 맥그리거 포이리에 진짜 사람 열받게 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뭐, 누가 누구랑 사귀어?

게다가 미팅 건으로 따질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런데 왜 제3자가 끼어들어 팥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거냐구!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내가 이 정도 일에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

천천히 몸을 일으킨 나는 눈을 아래로 깔며 명령했다.

"나와."

애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문다.

지은 죄를 알고 있는 까닭에 금까마귀와 인영이가 사신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본다.

"오, 오빠. 나 말하는 거에요?"

먼저 정신을 차린 인영이가 더듬더듬 묻는다. 나는 대답 대신 금까마귀를 쳐다보았다.

인영이도 손을 봐줘야 했지만 지금은 금까마귀가 1순위다.

인영이가 사지에서 벗어난 얼굴을 한 것에 비해 까마귀의 얼굴은 사지로 들어가는 것처럼 창백했다.

유유히 카페를 나온 나는 어스름한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놔."

굳이 '표'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아도 금까마귀는 알아서 기었다. 잽싸게 표 한 뭉텅이를 꺼내 손에 쥐어준다.

세어보니 열 장이다.

빌어먹을, 대충 팔았다더니 왜 열 장이야!

"몇 장 판 맥그리거 포이리에 거야!"

금까마귀는 입술만 떨 뿐 말을 안 한다.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몇 장 팔았냐니까!"

"하, 한 장도...."

병신.

"미팅 나갈 거냐?"

표를 주머니에 쑤셔 맥그리거 포이리에 넣고 사악한 미소를 입가에 흘렸다.

"아니."

만족스런 대답이었으나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어 험악하게 을러댔다.

"나가면 죽어!"

고개 까딱.

"좋아. 가서 인영이 오라고 해."

까마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응시한다. 이 정도로 끝나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뭐, 평소의 내 행동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

하지만 인영이가 튀기 전에 잡아야 했기에 지금은 별수가 없다.

뒤로 돌아보지 않고 카페 안으로 달려들어가는 까마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으드득 손의 뼈마디를 맞추었다.

강인영, 감히 나한테 이 맥그리거 포이리에 따위 표를 넘겨? 절대 용서 못한다.

자기는 그런 적 없다고 펄쩍 뛸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내 손에 표가 들어왔으니 판결은 틀림없는 유죄다.

무엇보다 금까마귀가 미팅에 나가는 줄 알고 있으면서 사전에 불지 않은 죄는 능지처참감이지.

사색이 되어 나온 인영이를 요리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인영이가 보는 앞에서 주저 없이 까마귀의 표를 갈가리 찢었다.

"한 번만 더 이딴 게 내 손에 들어오면 나한테 죽어. 알아들어?"

인영이가 꺽꺽거리면서도 입을 놀린다.

"응."

"멋대로 내 앞에서 얼쩡거리는 것도 용서 못해."

"으응."

"사랑이 미팅 나갔단 소리 들려도 죽는다."

"으어엉."

마지막은 말이라기보다 차라리 흐느낌에 가까웠다.

필사적으다 싶을 만치 맥그리거 포이리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으리라.




이날까지만 해도 나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끝났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며칠 후, 미생물학 수업을 듣고 나오는데 기훈이가 불러 세운다.

"성하야, 잠깐."

"왜?"

"우리 이따 백합여대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백합여대?"

묻는 말에 대답을 하기는커녕 뻔뻔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잡힌 어깨를 손으로 가리킨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이거 놓고 얘기하자."

얘기 좋아하시네.

나는 험악하게 다그쳤다.

"몇 시야?"

기훈이 놈의 눈이 샛별처럼 빛난다.

"와우, 너도 가려고? 잘 생각했다. 네가 끼어야 본때가 나지. 너 없으면 여자애들도 안 꼬여."

많이 바라지도 않는다. 집어든 책으로 머리통을 한 대만, 정말이지 따악 한 대만 후려갈길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

나는 가까스로 충동을 억누르며 겅중겅중 신이 나서 걷는 놈의 머리통을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사연을 동반하고 서게 된 백합여대 정문 앞인데 웃음이 나오겠는가?

벽에 등을 기대고 반경 3미터 이내 접근금지 분위기를 조성하며 험악한 공기를 내뿜었다.

보다 못한 애들이 눈길로 맥그리거 포이리에 자제를 호소했으나 속으로 퍼큐를 날리며 까마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인영이한테 까마귀를 챙기라고 당부했으니 알아서 데려오겠지.

일단 금까마귀가 나타나면 잽싸게 데리고 튈 생각이었다.

이 화창한 봄날. 까마귀와 맥그리거 포이리에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불끈 열부터 솟구쳤으나

유원지에 데리고 가서 싫다는 것만 골라서 태울 것을 상상하니 그럭저럭 기분이 풀렸다.

그러나 혼자서 뛰어오는 외사촌의 모습이 보이자 가슴이 소용돌이 친다.

"강인영, 너 많이 컸다. 사람 맥그리거 포이리에 말이 말 같지 않아?"

헉헉대며 뛰어온 애가 숨을 돌리기도 전에 가시 박힌 말을 던졌다. 인영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그, 그게 말이야…"

그게 뭐?

"조금 다쳤어. 사랑이가.."

다치다니, 누가? 썅, 저게 지금 무슨 소리야?

"똑바로 말 안 해!"

"많이 다친 건 아니고, 움직이기가 좀…… 짐을 옮기다가 계단에서 굴렸어."

"계단에서 굴러? 그럼 많이 다치지 않은 게 아닌데? 사랑 씨 괜찮아?"

"아이구, 괜찮을 리 있냐? 너 한번 계단에서 굴러봐라. 괜찮을 수 있나. 재수 없게 뇌진탕이라도 일으켰음 어째?"

"글쎄 말이야. 그럼 사랑 씨 병원에 있어?"

"부러지진 않았대?"

가뜩이나 정신 사나워 죽겠는데 옆에 있던 놈들은 이미 의사도 되어 너도 나도 한마디씩 거든다.

나는 목구멍까지 맥그리거 포이리에 치밀어오르는 욕을 간신히 밀어 삼키며 냉정하게 물었다.

"지금 어딨어?"

"우리 과 세미나실……."

세미나실이라니, 세미나실이 언제 병원으로 개업했대?

부르르 주먹만 틀어쥐자 중환이가 내 대신 하고 싶은 말을 콕 집는다.

"세미나실이라니? 병원에 안 갔어?"

"그게, 사랑이가 병원은 맥그리거 포이리에 죽어도 싫다는데 어떡해.

걔네 집에 연락을 했더니 부모님이 이리 오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야."

아이고, 두야. 이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안내해."

성큼성큼 걷는 내 보폭에 인영이가 종종걸음을 친다.

영교과 세미나실까지 가는 길은 인내심을 시험하는 고행의 장이었다.

정문에서 15분이나 걸었는데도 30도가량 경사진 언덕배기를 더 올라가야 했다.


그나저나 부러진 것은 아닌지 그거라도 알면 좋을 텐데 불신에 찬 표정으로 끝까지 내 손을 거부한다.

그 모습에 다시 또 속이 뒤틀렸다.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놀부가 제비새끼 다리를 분지르듯 내 쪽에서 '똑' 소리가 나게 절단을 내버리고 싶을 정도다.

애들이 보고 있다는 맥그리거 포이리에 것도 잊고 신경질을 부렸다.

"그럼 어떡 하라고!"

"흐윽…… 엄마하고 아빠하고…… 온다구 했어."

그러니까 참견 말라고?

가뜩이나 꼴 보기 싫어 맥그리거 포이리에 죽겠는데 기훈이 놈이 가세를 하자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다.

"성하야, 오늘만이라도 사랑 씨 좀 봐줘라. 발 보니까 장난 아니게 부었네."

"그래. 사랑 씨가 불쌍하지도 않냐?"

이번에는 중환이까지.

자기편이 있다는 게 맥그리거 포이리에 든든했는디 훌쩍거리던 까마귀가 아예 대놓고 사이렌을 울려댄다.

"우에에엥..."

저게 겁도 없이!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버럭 고함을 질러댔다.

"씨발아, 당장 안 그쳐!"

애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울움을 뚝 그치는 까마귀를 눈으로 확인하지 설레설레 고개를 젓는다.

내 방법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 만점이라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지 떨떠름한 표정이면서도 입을 다문다.

후후, 이제 알았냐? 까마귀 요리할 인간은 세상천지에 나 하나밖에 없다니까.

녀석들 얼굴 하나하나에 눈도장을 찍은 나는 오만하게 물었다.

"전화 어딨어?"

"1층…"

"1층?"

불만스런 음성에 질린 인영이가 대뜸 말을 바꾼다.

"아니, 조교실에도 있어."



"몇 층인데?"

"5층."

"앞장서."

세미나실을 나가기 직전, 매섭게 몸을 돌린 나는 손가락으로 금까마귀를 가리켰다.

"너!"

까마귀는 눈도 맥그리거 포이리에 깜빡 안 하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내가 올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

중환이가 진정하라는 듯 손사래를 친다.

"여긴 우리가 있을 테니 걱정 마."

우리가 있어?

하등 마음에 새겨둘 이유가 없는 말인데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설마 하니 저 까맣고 못생겼으며 작달막한 계집애한테 추파를 던질 놈이 있을까?

설사 던진다고 쳐도 나오는 관계 없다. 그런데 이 불쾌하고 찜찜한 기분의 정체는 뭘까?

"안 가, 오빠?"

잡념을 몰아내듯 맥그리거 포이리에 거칠게 고개를 가로저은 후에야 나는 겨우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다행히 조교실은 한산했다.

골빈 계집애들이 바글바글한 데서 전화통을 붙들고 서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끔찍했는데 우려했던 것과는 반대로 조교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언니, 미안한데, 전화 한 통 쓸 수 있어요? 좀 급한 건 데.."

책에서 눈을 든 조교가 인영이와 나를 쳐다본다.

나는 거만하게 고개를 맥그리거 포이리에 한 번 까딱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 했다.

조교가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살짝 고개를 숙이며 전화기를 손으로 가리킨다.

집애들의 손때가 묻은 수화기를 빡빡 문지르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9번을 누르고, 숨죽인 채 내가 하는 양을 지켜보는 두 여자를 무시하며 우아하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수화기를 바꿔들었다.

"형이야? 나야 진료 중? 잘됐네. 지금 환자 한 명 데리고 갈 거니까 가자마자 진료받을 수 있게 접수 좀 해놔. 몰라. 

계단에서 굴렀다니까 골절 아니면 금갔겠지 뭐. 알았어. 그래. 30분이면 도착할 거야."

들어올릴 때와 마찬가지로 거만하게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내 입에서 좋은 소리 안 맥그리거 포이리에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인영이가 내 대신 재빠르게 인사를 한다.

"언니, 고마워요 전화 잘 썼어요."

소 닭 보듯 조교에게 무심한 눈길을 주고 성큼 뭄을 열었다. 그러나 조교가 따라나서려는 인영이를 불러 세운다.

"저기, 인영아...바쁘지 않으면 잠깐 나 좀 볼래? 물어볼 게 있는데."

"그게 언니.."

말끝을 흐린 인영이가 맥그리거 포이리에 내 눈치를 본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얼굴이다.

나는 문을 닫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제 깐에는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은 세미나실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그 정도는 일도 아니다.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뒤로 돌아 다섯 보, 왼쪽으로 꺽어 주욱 간 다음 오른쪽으로 다시 한 번 돌고, 곧바로 일곱 보쯤 걸은 후 왼쪽으로 틀면 화장실이 나온다. 화장실을 지나 왼쪽으로 다시 두 번 틀고, 연속해서 오른쪽으로 두 번 더 돌아주면 알록달록한 맥그리거 포이리에 메모지으로 게시판이 어지러운 유교과 조교실이 나오는데 그 옆에 있는 비상계단을 내려가 오른쪽으로 틀면 바로 영교과의 그 잘나빠진 세미나실이 나오는 것이다.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고 반쯤 열린 문을 발로 톡 찼다.

그러나 눈앞의 광경에 입가가 굳었다.

"아야!"

내가 만지려고 했을 때는 죽는다고 펄쩍 뛰던 까마귀가 지금은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중환이의 손에 발을 맡기고 있다.

썅, 어디 발뿐이냐?

"흐음, 부러진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심하긴 심하다. 아까 보다 더 부은 것 같지?"

"그러게, 어휴, 사랑 씨 이 손 찬 것 좀 봐."

중환이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기훈이가 자기손을 잡고 조물락거려도 가만히 있는다.

쾅! 소리가 나게 뒷발로 문을 닫고 시니컬한 미소를 입가에 걸며 걸음을 옮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애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어, 왔구나. 야, 빨리 와라. 사랑 씨 말이야. 부러진 것 같진 않은데.."

내 기분 따위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중환이가 무슨 세기의 대발견이나 한 것처럼 수선을 피웠다.

그러다 손가락으로 맥그리거 포이리에 쿡쿡 허리를 찌르는 기훈이의 신호에 감을 잡았는지 재빨리 입을 다문다.

기훈이 놈 역시 언제 까마귀의 손을 가지고 조물락 거렸냐는 듯 능청스럽게 바지 주머니에 손을 감춘다.

까마귀 앞에 선 나는 가소롭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까마귀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있던 기훈이, 중환이, 상훈이, 학준이, 놈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일어서더니 슬금슬금 헤쳐 자세를 취했다.

"아아, 어디 가서 맥그리거 포이리에 담배라도 한 대 피워야겠다."

"어, 나도."

"난 화장실. 근데 인영인 왜 안 와."

중환이가 슬쩍 내 맥그리거 포이리에 눈치를 살피며 물었으나 나는 녀석의 말을 씹었다. 상훈이가 중환이의 손을 잡아끌며 대신 입을 뗀다.

"일이 생겼나 보지. 너, 화장실 간다며. 빨리 가자. 야, 황기훈, 넌 여기 있을 거야?"

기훈이 자식이 펄쩍 뛰더니 난데없이  공중전화 타령이다.

"아, 전화 1층에 있다고 그랬지?"


말로 안 하니까 못 알아듣는 걸까?

아무튼 머리가 나쁘니 손도 많이 간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명령했다.

"업혀!"

그런데도 이 계집애는 여전히 무반응!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인데 황송하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끝까지 묵묵부답이다.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돌리고 사납게 눈을 치떴다.

"너 참 많이 컸다. 지금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그, 그게…… 지, 지금…… 엄마랑 아빠랑 오, 오시는 중이니까……."

씨발아, 그러니까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서두르는 거잖아!

나는 카페에서 고량주 마시라고 할 때의 그  음성으로 최후 통첩을 날렸다.

"업혀!"

비로소 부모님보다 내가 더 가까이 있다는 현실을 깨닫은 것 같다.

다쳤다고는 생각할 수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없을 정도의 기동성으로 다이빙하듯 등에 찰싹 안겨온다.

가뿐하게 일어선 나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까마귀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바둥거렸지만 흐응, 하고 무시했다.

손으로 목을 감으면 훨씬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안정적인 자게을 취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안 되지.

내 허락도 없이 다친 게 새삼 화가 난다.

내가 만지려고 할 때는 기겁을 했으면서 중환이가 만질 때는 가만히 있었던 계집애.

기훈이가 손을 만지작거렸을 때는 또 어떻고? 너도 한번 당해봐라.

나는 일부러 험악하게 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오자 서성이던 놈들의 눈이 동시에 휘둥그레진다.

언제 왔는지 애들과 두런두런 소곤거리던 인영이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인영이 너, 얼른 가서 택시 잡아놔."

"태, 택시?"

애가 버벅거린다.

"오늘 차 안 가지고 왔단 말이야!"

"오빠, 근데 지금 사랑이네 부모님이 오시는 중인데……."

등에 업힌 금까마귀가 긴장하는 게 전해진다.

내 옷을 손으로 꽉 잡아당기는 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마음을 졸이는 것 같다.

하지만 기대할 것을 기대해야지, 그딴 것을 기대하면 쓰냐?

움트는 기대의 싹을 주저 없이 밟아버렸다.

"내가 전화할 때 뭐 들었어? 그 양반들 왔을 때 병원 가르쳐 주면 되잖아."

인영이가 휑 하니 자리를 떴다.

나는 나머지 인간들을 떨쳐내기 위해 입을 뗐다.

"먼저 갈 테니 학교에서 보자."

내 말에 토를 다는 놈은 없었다. 모두 알아서 고개를 끄덕인다.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나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나 호기심 어린 계집애들의 시선이 갈수록 부아가 끓었다.

"어머, 어머......."

지들끼리 숙덕거리고, 얼굴 빨개지더니 비실비실 웃는다.

빌어먹을, 백합은 무슨 얼어 죽을 백합? 백합이 아니라 참새 떼의 집합소다.

인영이나 다른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애들이었다면 대뜸 분통을 터뜨렸겠지만 아무한테나 소리를 지를 수는 없지.

나는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지켜야 하는 이유 스물 한 가지를 속으로 읊조리며 사대 건물을 빠져나왔다.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땀이 삐질삐질 솟는다.

나는 호흡을 고르며 조용히 입을 뗐다. 내려가기 전에 다짐을 받아두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다.

기훈이가 까마귀의 손을 조물락거리는 것을 본 순간 결심했다.

"까마귀."

울찔, 내 옷을 힘껏 움켜쥔다.

협박의 기운이 팍팍 풍겨 나오는 음성으로 다시 불렀다.

"까마귀!"

"으,응……."

"내가 하는 스터디 이젠 오지 마."

잠시 침묵.

"정말?"

내가 갈궈댔으니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당연한 결과였지만 어지간히도 좋은가 보다. 목소리가 날아간다.

"내 친구들도 만나지 마."

"응!"

"따로도 보지 마."

"응?"

"따로 보자고 해도 만나지 말라고. 학교에 찾아와도 알은체 하지 마.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무시해. 알았어?"

그런데 팍팍 대답이 안 뜬다.

뭐야 이거? 그럼 나 안 보는 데서 따로 만날 셈이었어?

나는 업고 있는 까마귀의 넓적다리를 손으로 아프게 움켜쥐며 다그쳤다.

"씨발아, 내 친구지 네 친구야?"

"아, 알았어. 근데……."

까마귀가 정말 걱정스럽다는 듯 물었다.

"우연히 마주치면 어떡해?"

우연? 우연 좋아하네!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모두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 뿐이다.

"사람 잘못 봤다고 해."

까마귀가 체념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 시점에서 내 화는 거짓말처럼 누그러졌다.

좋아.

나는 내친김에 크게 인심을 썼다.

"목에 손 감아도 돼."

"응?"

"목 잡아도 된다고!"

"저, 저기 난 괜찮은데....."

씨발아, 누가 너 말이래? 내가 안 괘찮아. 내가!

"잡아!"


나는 등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과 규칙적인 심장박동을 느끼며 경쾌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야, 그러지 말고 털어놔. 쟤 네 이거지?"

근무하는 피부과가 다른 동에 있었지만 역시나, 형의 호기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외과 진료실 앞까지 따라온 형이 천박하게 새끼 손가락을 위로 들어올리며 이죽거린다.

씨발, 아니라니까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더럽게 끈질기네.

자판기에서 꺼낸 커피를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하고 뱉어버렸다.

"윽, 맛이 왜 이래?"

"자판기 커피가 다 그렇지 뭘. 글보다 쟤랑 진짜 사귀는 거 아냐?"

진심으로 형을 노려보며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단호하게 부정했다.

"아냐!"

깊게 생각해볼 것도 없이 형의 발언은 자판기 커피보다도 더 끔찍한 것이었다.

사귈 게 따로 있지. 어디 여자가 없어 저 딴 걸 사귀어?

이 참에 털어놓은데, 나는 인턴 과정을 마칠 때까지 여자 같은 것은 사귈 생각이 없다.

시끄럽고, 귀찮고,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생물인데 골이 비었어?

그저 나의 이 우수한 유전자를 썩히는 게 아까워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자손이라는 것을 남기기로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결정을 내렸지만 다른 이유로 인생에 여자를 끼워 넣을 계획은 추호도 없다.

헌데 저 까마귀와 사귀냐고?

농담거리도 못 되는 헛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끼처럼 까마귀와 내가 사귀는 것으로 믿는 애들이 있다는 게 문제다.

같이 다니는 놈들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까마귀에 대한 것을 일일이 설명하는 게 귀찮아 자기들이 알아서 해석하도록 했더니

어느새 커플로 묶어놓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 형까지 그런 눈으로 보다니, 원래 눈치가 둔치인 걸 알고 있었지만 생각할 수록 존심을 긁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한솥밥 먹고 지낸 게 어언 20년, 그런데도 이렇게 나라는 인간을 몰라?

하지만 형의 망언은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계속되었다.

"이상하다? 쟤 정말 딱 네 취향이데?"

"어디가 내 취향이야!"

"너 적은 거 좋아하잖아. 쟤 155센티미터도 안 되지? 딱 맞네. 게다가 눈 말이야. 너 눈 작은 애들 재수 없다고 했잖아."

그거야 눈 작은 것들은 건방져 보이니까. 특히 옆으로 째진 것들은 나를 꼴아보는 것 같아 밥맛이다.

"하얀 피부도 밥맛이랬지?"

당근. 나 하나만으로도 지겨운데 옆에도 하야면 짜증나지. 

내 묵비권을 긍정으로 해석했는지 그것 보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손으로 어깨를 퍽 친다.

"쟤 네 여자 맞지?"

닥쳐!

표정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빙글거리던 녀석이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이 걷힌다. 

"정말 아냐?"

 나와 관련이 있는 여자는 모두 잘해주어야 한다는 ㅡ이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ㅡ

나름대로의 원칙을 갖고, 사귀는 그 순간만큼은 진심을 다한다. 간과 쓸개는 물론 콩팥까지 빼어줄 것처럼 말이다.

아른 것도 맞지 않지만 여자에 관한 것은 나와 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는 게 형이다.

그런 면에서는 성지 ㅡ왜 다섯 살 아래의 싸가지 브러더 말이다ㅡ 가 오히려 나와 비슷한 면이 더 많았다.

내가 여자에게 관심 없는 것처럼 녀석도 그 방면에는 도통 흥미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내 방에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구비되어 있는 각 대학의 입시 문제집에 더 군침을 흘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형의 과거를 돌이켜 볼때 까마귀와 한 달 이상 가는 것은 기적이다. 얼굴도 그랬지만 키는 더욱 맞지 않는다.

뿐이냐? 그 굼뜬 행동을 한 시간만 지켜봐라. 쫑나는 건 시간문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만의 하나라는 가능성이 문제였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빌어먹을 까마귀는 이 만의 하나라는 가능성에 상당히 강했다.

설마 하는 의심을 깨며 내 뒤통수를 친 게 한 두 번이었어야 말이지.

나는 형 옆에 앉아 있는 까마귀를 그려보았다.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흐른다.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틀고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콸콸 쏟아지는 물로 얼굴을 씻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연거푸 씻어 내렸음에도 쉬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절대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형과 까마귀가 잘 돼서 결혼 같은 것이라도 하는 날이면 어떻게 되지?

까마귀 한테 형수라고 불러야 하나? 나를 세운 여자를?

실현 가능성 없는 망상이고, 설사 기적이 일어나 실현된다고 해도 먼 후의 일일 뿐이라고 설득했지만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비워지고 말았다.

퍽!

세면대의 물을 주먹을 내려쳤다.

사방으로 물이 튄다.

제길,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비로소 인식할 수 있었다.

형에게 까마귀를 보여주는 게 아니었다. 진료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형이 있는 병원을 선택했는데, 지금 보니 호랑이 굴로 걸어들어온 꼴이었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형을 설득하는 것보다 까마귀를 협박하는 게 더 빨랐다.

일단 병원에서 데리고 나간 다음 형 앞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다짐을 받아놔야겠다. 병원도 옮기라고 해야지.

뛰다시피 화장실에서 나와 까마귀가 치료를 받고 있을 진료실로 향했다.

석고 깁스를 하는 중에 나왔으니 지금쯤이면 끝났겠지? 뼈에 금이 가서 전치 4주의 진단이 나온 터였다.

그러나 까마귀가 보이지 않았다.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지나쳐 진료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갔지만 다른 환자가 진찰을 받고 있었다.

"죄송한데요. 정 박사님. 혹시 제가 데리고 온 환자, 진료 끝났습니까?"

"오, 성하 군. 다리 깁스한 그 아가씨 말이지? 조금 전에 성훈 군이 데려갔는데."

"형이요?"

개새끼, 수련의면 수련의답게 제 자리에서 환자 여드름이나 짜고 있을 것이지 왜 남의 건 건드리고 지랄이야. 지랄은!

예의 바르게 문을 닫은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나는 죽어라 뛰었다.

다리에 깁스를 한 까마귀가 어떻게 움직였을까 상상하니 피가 끓어오르며 속이 울렁거린다.

형이 안아 옮겨줬을까?

설마! 그럴 리 없다. 분명 환자용 휠체어를 이용했을 것이다.그렇고 말고. 빌어먹을, 꼭 그래야 한다고!

계단을 한 번에 두 칸씩 뛰어내려왔다.

애들이 바글바글한 소아과를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지날 때는 '내가 왜 이렇게 땀을 흘리며 뛰어야 하지?'란 의문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그러나 몇 미터 남겨놓지 않은 저 코너만 돌면 피부과 접수대가 보일 거라는 생각에 피치를 올렸다.

하지만 막상 코너를 돈 순간 맥그리거 포이리에 중계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주춤하며 몸을 숨겼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휠체어에 앉아 잠자코 형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까마귀가 대뜸 언성을 높인다.

"아니에요!"

뭐가 아니라는 거야?

좀 더 가까이 가서 들으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곤두세울 수 있는 감각을 모두 곤두세운 다음 온 신경을 집중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그말....성하......사귀.....아냐?"

형의 목소리는 이런 식으로 답답하게 끊어졌다 이어졌다 했다. 그에


설명할 수 없는 이 배신감의 정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형이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두 개 빼낸다.친절하게 뚜껑까지 따서 까마귀에게 건넨다.

까마귀는 이런 황송한 대접은 처음이라는 듯 고개를 숙이며 한 손도 아니고 두 손으로 받아 든다.

더는 눈뜨고 못 봐주겠다.

까마귀의 눈은 이미 하트가 되어 있었다!

저 변변치 못한 애를 끌고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뜨는 게 현명했다.

병원비는 형이 계산했지만 형이 나와 가족관계라는 것을 고려할 때 형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결국 내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고로 까마귀한테 맥그리거 포이리에 생중계 확실하게 병원비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 받을 것을 챙긴 다음 멀찌감치 애를 쫓아버리면 끝이다.

아, 잊지말고 병원을 옮기라는 말도 해야지. 저 화상이 형 앞에서 알랑거리는 꼴은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 본다.

나를 먼저 발견한 것은 형이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하얀 이까지 드러내며 손을 붕붕 흔든다.

"마침 잘 왔다. 사랑이 치료를 끝났거든, 네가 데려다 줄래?"

사랑이?

대체 언제 봤다고 까마귀를 사랑이라 부르는 거야?

아니, 그보다는 형의 저 둔한 비위가 더 충격이다. 어떻게 저렇게 얼굴과 매치가 안 되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지?

데려다주는 문제도 그렇다.

말을 안 해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지만 ㅡ계산할 게 있으니 따로 조용히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ㅡ

저렇게 당연한 듯 말을 하니 거부감이 인다.

일그러지는 내 표정에 형이 고개를 갸웃한다.

"어? 데려다줄 거 아니었어? 그럼할 수 없지. 사랑아, 미안 하지만 한 시간만 기다려줄래? 그때쯤이면 시간을 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머, 아니에요, 오빠. 맥그리거 포이리에 생중계 저희 집에 전화하면 부모님이 이쪽으로 오실 거에요. 어쩌면 지금 오시는 중인지도 몰라요."